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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년 회고
    창작공간/일기 2023. 1. 17. 00:29

    날씨 좋던 삼성화재교통박물관, 그냥 넣어 보았다

    스타트업 생활

      작년 말에 수습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일을 하였다. 스타트업이라는 부푼 꿈을 가지고 왔다. 기대했던 점들과 다른 것들도 많았고, 이전 IT 서비스 회사들과 다른 점, 장단점들도 많이 있다. 건축플랫폼의 스타트업에서 느낀 다른 점 몇 가지를 적어보면,

      첫째는 팀이 목적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팀에 개발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직군들이 섞여 있다는 점이다. 개발자, 건축 전문가, 건축 3D 모델러가 한 팀으로 엮여서 제품을 개발하고 고도화해나가는 식으로 일을 했다. 같은 팀에 서버개발자가 나 포함 둘 밖에 없어서 뭔가 각개전투 느낌이라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다른 직군의 동료들과도 일하는 것도 새롭고 챌린징 했다 (자세한 건 아래 두 번째에서 기술)

      둘째는 팀이 이런 구성이다 보니 IT에 대한 이해가 많이 없는 분들과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주로 전통적인 건축회사나 설계사무실에서 많이들 오셨기 때문에 IT 제품을 만들고 하는 것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낮으셨다. 기존에는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정도로만 같이 커뮤니케이션 하고 일을 했었기 때문에 당연하게 상대방도 알 거라고 생각하고 쉽게 지나쳤던 것들이 많았던 것 같다. '이 간단한 것도 몰라?(비하의 의도는 아님)' 할 정도의 이해도를 가지신 분들이 대다수 셔서 처음에는 조금 답답했다. 하지만 나의 그런 생각을 고쳐먹고, 최대한 쉽고 알아듣기 좋게 설명하는 하고자 노력했다. "A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을 잘하는 것이 진짜 실력"이라는 뉘앙스의 글을 예전에 본 기억이 있다. 그래서 가끔 심심할 때 아내에게 "서버가 뭘까?", "우리가 인스타에 글을 쓰면 어디에 저장될까?", "프론트엔드와 백엔드는 무엇인가", "Kafak는 무엇인가" 등을 얘기해주곤 했다(이상한 얘기 들어주고 물어봐줘서 고마워). 아무튼 기술이나 IT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사람에게도 쉽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하며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웠다.

      셋째는 일하는 시간이 명확치 않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9~6시(+0~2) 같이 어느 정도 정해진 시간 외에는 일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이곳에서는 근무 시간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는 느낌이었다. 일단 근무시간 체크도 하지 않고 포괄임금의 회사이다 보니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일하는 것 같았다. 늦은 시간이라도 VoC나 문의가 오면 빠르게 대응해줘야 하기도 하고 말이다. 다른 개발자들의 커밋 시간을 보면 새벽 2시~4시인 경우도 많았다. 그렇다 보니 본인이 알아서 탈진하지 않게 잘 업무의 양과 시간을 조절해야 했다.

      그 외에는 Java + Spring이 아닌 Kotlin + Spring을 사용 한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가 있다. 이 외에도 얘기할 장단점들은 많겠지만 지면이 부족하니 이만

     

    워크샵 레크레이션 진행

      우리 프로덕트팀 전체(40명 정도) 워크샵 준비를 하게 되었다. 메인 업무는 레크레이션 진행자... 이전 회사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의 추천으로 맡게 되었다고 한다. 평소에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그런 게임 진행이나 무대에 나서는 걸 싫어하지는 않는다. 떨리기도 하지만 재미가 더 큰 것 같다. 남들이 웃어주고 즐거워하면 또 그만한 행복이 없으니(내가 만든 코드가 남들에게 도움이 되면 즐거움을 느끼는 것과도 비슷한가?).

      최근까지는 온라인으로 게임 진행만 하다가 오프라인 진행을 하자니 조금 더 긴장이 되고 준비할 것도 많았다. 현장의 상태나 배치 등에 많은 영향을 받다보니 사전세팅도 중요했고 리허설도 해야 했다. 또한 사람들과의 소통을 모니터가 아닌 현실세계에서 하다 보니 나에게 입력되는 정보의 양이 너무 많았다. 분위기가 과열될수록 더 심해졌고 매끄럽게 모두에게 반응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마이크를 써도 목소리를 크게 해야 했기에 목도 나중에는 아팠고 등등.. 아무튼 끝나고 모두들 재밌었다고 해주니 보람이 있었다.

      이 워크샵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리라는 것을 단 1주일 뒤에 알게 되었다...

     

    layoff

      이게 무슨일인가? 지난주까지만 해도 워크샵하고 힘들어도 으쌰으쌰 하자고 했는데? 권고사직이라고요?

      22년 하반기부터 투자시장이 위축되었고, 회사는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투자금이 필수인 회사였다. 투자금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과 시도로 회사를 성장시켜 유니콘이 되려 하였으나 경기 불황으로 인해 추가 투자에 실패하였고 결국 내린 결정이 권고사직이었다. 21년도에 이직할 때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면도 많이 있었다. 개발자들의 스타트업으로의 골드러시라던가 투자금이 많이 풀리던 시기였어서 잘릴 거라는 것에 대한 생각조차 못하고 도전을 했었다. 나의 불찰이다. 최종 대표면담까지 하고 적어둔 일기장의 내용들을 다시 읽어보는데, 그때의 경험과 생각이 나의 감정을 흔든다. 마침 그날의 말씀이

    잠언 3장 5~6절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그간 잘난 줄 알고 살아온 나를 뒤돌아 보게 되고 더욱 겸손해 지는 사건이다. 하루 앞을 모르는 인생이다. 더 하나님께 묻고 의지하고 인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 7년 일했는데 타의로 몇 개월 간의 안식휴가(?)를 갖게 되었다. 쉬면서 가정에 더 충실하라는 뜻인가 보다.

      이 외에도 관련해서는 많은 얘깃거리가 있지만 어찌 온라인에 글로 다 적을 수 있으랴. 역시 지면이 부족하여 생략. 컨츄리 잘린 썰 궁금하면 직접 만나서 얘기하는 걸로.

      부끄러워서 지인들에게도 거의 공개하지 않은 얘기이다. 이제 블로그 글 올리고 이제 링크드인 재직 중인 상태 바꿔야겠다.

     

    구직

      이직이 아니라 구직이라니, 처음 있는 일이고 참 재밌다 ㅎㅎ 다행히 다양한 좋은 회사들에 좋은 지인들이 있어서 여러 곳을 지원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두 군데 최종합격하였고 한 곳에 조만간 입사 예정이다.

      이직시장도 춥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정말 지인추천이나 지인 도움 아니었으면 뚫기 정말 어려웠을 거라 생각된다. 다시 한번 착하게 살아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 재직상태에서의 이직준비가 아니다 보니 시간이 지나고 탈락 소식이 있을 때마다 마음이 더 급해지고 초조해졌다. 또한 가정이 있다 보니 길게 쉬기도 어려운 상태여서 더 그런 것도 있었다. 저절로 주님을 찾게 되었고 절박한 기도도 더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정말 아무것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만 의지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렇게 초조해서 어디라도 빨리 취직하고 싶은데? 내가 직업이 없고 가진 게 없어도 하나님'만'을 의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깨닫게 되었다. 그냥 "빨리 살려주세요, 취직시켜 주세요"의 레벨이 아닌...

      또 새로운 곳에서의 또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려 한다(이제 짧은 경력은 더 안 쌓고 싶었는데 또 1년짜리 경력이 추가되었네...). 역시 두려움 반, 기대 반이다. 가서 또 재밌게 일하고 성장하고 싶다.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정말 스펙터클한 2022년이었다. 결국엔 좋은 것으로 주실줄 믿고 오늘도 살아간다. 작은 스타트업 경험도, 권고사직도, 구직 경험들도 나의 자산이 되면 좋겠다(연말에 온 가족 코로나 감염도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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